일상
새벽.
공효진*
2013. 3. 22. 05:38
새벽공기를 느끼고 싶다.
그렇다고 대문 열고 나가긴 좀 그렇고, 차를 몰고 나가긴 더 그렇고, 창을 열었다.
제일 소박하게 충족이 된다.
온도는 심하게 내려간 건 아니다.
바람은 그런대로 기분좋게 차다.
냄새는 그랬다.
분명히 가을 낙엽을 태워 매캐한 연기가 다 날아가고 난 후의 냄새다.
컴컴한 베란다에서 엊저녁 씻어 엎어논 김치통들을 냅다 발로 건드려 시끄러운 소리로 집안 적막을 흔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깨진 않았다.
분주했던 동네가 내려앉은 먼지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지만,
밤의 어둠 보다는 새벽의 어둠이 왠지 밝게 느껴진다.
시작해보자.
오늘을.
시간의 길을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