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부.

공효진* 2013. 6. 12. 20:31

 

 

 

손편지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처음 편지를 썼던 것이 중학생이던 방학 때였다.

친구에게 주소를 물어놨다가 낼름 보냈는데 그 친구 역시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눈이 즐거운 답장을 보내왔다.

그렇게 시작된 게 위문편지로 이어졌고 생신을 맞은 어른들께 드리는 편지, 타국에 사는 언니와의 편지 대충 그렇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일 년 못되게 만나며 주고 받았던 열 아홉 첫사랑과의 편지를 헤어지며 다시 맞교환 한 적도 있었다.

"너 꼭 이래야겠니...?" 하고 싫은소릴 들었지만.

그렇 듯이 그 후로도 계속 뭔가를 끼적거린 건 그 때부터 였다.

늘 메모하고 다른이의 글을 습관적으로 옮겨적으며 내 생각을 써보고 일상을 나열했다 .

그 것이 아니면 문간방에 들여논 지금의 오디오라 부르는 전축 가까이에서 늘 놀았다.

옛 가수들의 엘피레코드를 들으며 놀았던 영향인지 지금 역시 차를 타도 외출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도 제일 먼저 음악을 튼다.

동반자처럼 내 옆에 있는 것들이다.

 

일상을 적어 내려간다는 것이 글이다 이렇게는 말을 못하겠다.

수강을 하면서 어지러움을 절실히 느꼈다.

물론 갈 길이 멀어서였다.

몇 편을 용기내서 교수님께 평을 받아보았다.

지적을 해주신 것이 부끄러웠지만 뿌듯했다.

 

그리하여 공부는 맛있는 걸 먹는 것보다 나날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