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나 9
그녀의 보물 1호는 자식들이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맞을 것이다.
서열 1위는 남편이다.
눈으로 봐도 그렇고 몸으로 흠뻑 전달이된다.
몸 상태가 안 좋은 딸아이를 봐주면서 잠시 짬을 낸다.
통화를 하면서 그녀는 이것 저것 찍어바르며 꾸미는 중이다.
긴장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참새같이 사는 여자.
불타오르는 태양처럼은 아니지만 성격은 강하다.
오랫동안 봐 온 그녀.
그 강한 성격은 지금도 때론 일직선이고 때론 곡선이다.
남편에게는 경우에 따라 뒤틀림도 있지만 변함없는 한 줄이다.
자식에게는 한 번도 어긋남이 없이 완만한 곡선이다.
기뻐도 부드럽게 속상해도 부드럽게.
꽤나 넓직한 집에 살면서도 자신의 몸이 시원찮기 전까지는 살림을 잘 했다.
자신의 건강을 관리 해야 하는 요즘 그녀는 불가피하게 도우미를 부른다.
속상함을 표시한다.
어느 날은 집안 금고의 다이얼이 제 멋대로 돌아가 사람을 불러 오만 원을 주고 원위치 시켰단다.
아마 걸레질을 하느라고 이리저리 돌아갔을 것이다.
대책은 테입으로 아예 고정을 시켰다나 뭐라나.
어느 날은 청소기 손잡이가 부러졌단다.
그녀 가라사대 도우미의 힘이 장사란다.
또 티비를 올려 놓는 장식장의 밑부분을 받쳐주는 나무 지지대가 부러졌단다.
짐작컨대 장식장 아래 밀대걸레질을 할 때마다 야금야금 부딪치며 결국 요절이 난 것같다.
손잡이가 달린 여러개의 소품들도 명을 달리 한 것들이 부지기수란다.
허나, 날도 더운데 무슨일이 일어나든 좋은 게 좋은 거다.
그런 단점 빼고 나머진 잘 한다니까.
그녀의 생각으로 걸었던 안부 전화였다.
막간을 이용해 그녀의 넋두리를 듣기만 했는데 허기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