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before & after.

공효진* 2013. 9. 21. 20:36

 

 

 

 

 

며칠 정성을 기울이지 못한 집은 양상군자가 한 번 들어왔다 나간 집 같다.

나 만의 방식이듯 싱크대 정리부터 돌입한다.

두 세끼 먹고 팽개쳐놓은 싱크볼안이 정신없다.

음식물 분리 후 설거지를 마치고 뽀드득 소리를 확인한다.

 

먼지가 보이는 곳곳에 먼지 제거를 한다.

두 개의 화장대 먼저 손을 댄다. 

유효기간이 살짝 지난 화장품은 가차없이 버린다.

화장을 잘 하지 않기에 자리만 차지하는 립스틱이나 베이스 종류도 모두 처리한다. 

냄새가 싱그럽지 못한 향수도 마찬가지다.

딸 것도 정리할 것이 보이지만 들어 오면 물어보고 해야겠다.

딸은 웃긴다.

자기 화장대가 지저분한 게 싫어서 구차스런 건

나란히 붙어있는 내 화장대위에 슥슥 밀어놓는다.

별 희한한 것들이 다 올려져있다.

웃기는 지지배.

 

거실의 드레스장은 자그마하다.

티비문화가 아니다보니 유행지난 29인치 티비위에도 만만찮게 먼지가 앉았다.

내가 좋아해서 꼭 보는 유일한 프로 개그콘서트를 봐야하니 가꿔줘야지.

이리저리 닦아주고 수북히 쌓인 고지서들과 여행 가고 싶어 얻어온 잡지들을 차곡차곡 정리한다.

 

딸방에 있는 컴퓨터 앞은 눈뜨고 있는 시간 중 반 이상이 내 차지다.

책상위는 그다지 지저분하진 않다.

컴퓨터를 끄고 일어날 때는 늘 원위치를 해 놓기 때문이다.

 

앞 뒤 베란다와 안방도 그다지 오래 걸릴 것은 없다.

현관을 어지럽히는 발이 훤히 보이는 여름 신발을 정리한다.

이 후엔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을 닦으면 거의 끝이다.

 

확실하게 환기가 되는 오늘의 날씨덕에 귀찮은 땀은 흘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욕실청소가 남았기에 걷어부치고 들어갔다.

타일과, 욕조 바닥과, 변기까지 세제를 풀어 닦고 물기를 걷어주고 나오면 끝이다.

 

이젠 바닥에 떨어진 걸 주워먹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