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뒷담화.
공효진*
2013. 9. 29. 01:49
대쪽같고 경우는 바른대신 뒤에서 흉을 보는 사람이 있다.
그 여인과 같이 있던 상대가 나가고 나면 이렇고 저렇고..와르르 막 쏟아진다.
조금 길어지면 그 건 남편 자식 얘기까지 나오는 경우다.
도마위에 오를까봐 화장실을 안 간다는 말이 나오고도 남는다.
그 걸 알고나니 나도 참 한심하지, 그 여인 앞에선 나 자신이 가증스럽게 변한다.
솔직하지 못하게 되고 가뜩이나 말도 많지 않지만 말을 더 아끼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한 번 맺은 인연을 꼭꼭 누르고, 다지고 갖고 가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그 건 자기맘에 들어야 가능하다.
그 여인과 알고 지낸지는 얼마 안 된다.
계산 확실하겠다, 밥 잘사겠다, 얼굴도 그만하면 예쁘겠다, 살림 잘하겠다 뭐하나 빠지는 게 없다.
내 꺼 내가 먹고, 당장 없어서 고꾸라 질 지언정 꾸는 법없고, 없으면 안 먹고 마는 나랑 같은 성격의 여인이다.
단지 남 험담하는거.. 그거 하나가 거슬린다.
이러고 보니 나도 여기서 그 여인 험담을 하네.
대화의 기술 중 한 가지는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해주는 것이란다.
나도 노력해야 되는데 그 밖에 잘 듣기, 칭찬하기, 제스츄어, 미소, 여러가지가 있다.
그런 것들 못지않게 뒤끝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슨 대화를 하든지 끝냈으면 그 걸로 끝나는 것.
뒷담화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