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바자회.
공효진*
2013. 10. 13. 16:02
수영장 친구 혜란이가 바자회에 날 끌고 갔다.
나도 그런 걸 좋아하는지라 흔쾌히 따라 갔다.
나 말고도 여인네 두 명이 더 같이 갔다.
우선 먹어줘야 한다며 혜란인 먹을 걸 잔뜩 사서 휴게실 탁자위에 나래비 세웠다.
부추전, 떡볶이, 어묵, 호박죽 그리고 후엔 차도 한 잔씩 대령했다.
비싸든 싸든 티켓이 해결한다니 평범함을 뿌리치고
에스프레소를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는 아포얀도를 골랐다.
슬슬 한 바퀴 돌아 볼 작정이다.
뭘 파는지.
먹거리를 구경하다 낙지젓갈을 산다.
가족 모두 좋아해서 서슴없이 집는다.
제법 근사한 담요가 눈에 띈다.
무지개색이 골고루 섞인 120*150센티의 기하학적 무늬다.
2000원이라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엡손 헤드셋 새 것도 2000원에 판다니 이 것도.
80년대에 출판되서 당시 2500원에 판매가 되었던 명상적 에세이집이 500원이다.
'별빛의 저편에는' 이라는 책 속 글 옆에 조그맣고 소박한 꾸밈이 참 재밌다.
여름에 쓸 수있을 체인 벨트를 1000원 주고
가전제품 위에 덮개로 쓰면 훌륭할 흰 천에 꽃을 수놓은 깔개가 5장에 1000원이다.
보아하니 오래전 소파 덮개로 썼던 것 같다.
쟁반도 사려던 차에 세 개 셋트가 1000원이라니 볼 것도 없이 산다.
장바구니도 덤으로 얻는다.
이 만원도 안되는 것이 보따리는 풍성하다.
이런 소소한 볼거리를 참 좋아한다.
혜란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