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이른 아침 받은 메세지의 주인공은 혜란이다.
' 티켓 줄까? '
' 웬거? '
' 그런 거 있어. 필요한 매 수 말해. ' 하며 사진도 보내왔다
Love in New York..All that jazz 라는 뮤지컬이다.
강남이나 그 넘어의 장소라면 안 갔을 것이다.
문화생활도 내 기준에서 거리가 멀면 하지 않는다.
혜화역이라 큰 부담이 없어서 기쁨 두 배다.
혜란에게 티켓 두 장을 받은 후 시간과 감성이 잘 맞는 여인을 포섭한다.
힘들이지 않고 한 번에 오케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내려서 무작정 걷는 30여분은 지루하다.
허나 젊은기를 받기 충분한 대학로 걷기는 지루하지 않다.
둘이는 좌우에 펼쳐진 볼거리도 참견을 하면서 걸어걸어 목적지에 도달해 좌석을 받고,
여유있게 갔으므로 웅성거리는 사람구경도 하고, 포스터도 꼼꼼히 볼 수 있다.
무대는 그리 크지 않다.
5년간 사랑하던 남자의 소식을 모른 채 시간이 흐르고
인터뷰 기자로 그 남자를 취재하러 가는 여자..
사고로 다리를 다쳐 사랑하는 여자 앞에 나타나지 않았던 남자도 여자를 보고 놀란다.
춤을 추던 연인에서
여자는 기자로 남자는 무용 안무가로 재회를 하면서 벌어지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잡아 줄 수 있었음을 자신하는 여자와
그런 모습으로 여자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던 남자..
서로를 사랑하는 남녀의 생각은 이렇게 다른가 보다.
물론 해피엔드다.
뮤지컬 속의 데이빗은 다리를 다친 남 주인공 곁에 있는 조연이다.
느낌이 좋았다.
난 비교적 그래왔던 것 같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서도 렛드 버틀러 보다는 애슐리에 강한 호감이 느껴졌 듯
러브 인 뉴욕 에서도 데이빗에게 호감이 갔다.
내 자신도 요란 하거나 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언저리 내지는 사이드 인생이다보니..
데이빗은 춤에 강했다.
조연급으로 표정 연기를 했지만 춤은 주연급이다.
최고다.
두 시간을 관람하고 나온 밖의 날씨는 뮤지컬의 감동 그대로 가지고 나와서인지
바람의 속삭임이 예술이었다.
뮤지컬을 같이 본 감성이 잘 맞는 얌전한 여인은 나 보다 두 살 많다.
며칠 전 도봉구에서 개최한 백일장에도 같이 참가했던 여인이다.
둘레길 순회를 작정했다가 취소하고 온 것에 탁월한 선택였다며 활짝 웃었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 당첨이 되서 뮤지컬 티켓 두 장을 받았는데
남편이 가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유야무야 되버린 후
모처럼의 문화생활 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 집이나 우리 집이나 남편들은 막힌공간을 싫어하는 남자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 들 취향으로 아닌 사람들은 아닌 취향으로도 괜찮다.
궂이 부부가 꼭 같이 해야 한다는 틀에 억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행복하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