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가을향기.

공효진* 2013. 11. 2. 13:26

 

 

 

 

 

 

 

세차를 하고나면 꼭 비가 오는 나만의 ' 머피의 법칙 ' 이 있다.

그날 아니면 하루 이틀 후 영락없이 비다.

나처럼 딱딱 못 맞추고 이사날을 잡아 앞동으로 이삿짐 옮기는 차가 보인다. 

이 사람들은 나 보다 낫다.

오래전 이사날을 잡았을테니.

별별색의 이삿짐 차가 있는데 비 오는날 파란색 차가 상큼하다.

 

이른 아침엔 날씨가 꾸물꾸물 했다.

잠시후 내다보니 땅은 다 젖었고 찬바람이 일면서 비가 온다.

도로 옆 나무들이 어느틈에 변색을 했는지 예쁘다.

짙 푸름이 한 켠은 노랗고 한 켠은 빨갛게 옷을 갈아 입고 곧게 서 있다.

사이사이 더도있고 덜도있고 참 자기들끼리 구색을 잘 맞추고 있다.

 

" 쓸고 또 쓸고..아주 미춰버리겠다. "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친구의 말이다.

그곳의 가을이 집 앞에 낙엽더미를 만들어 빗자루가 닳는단다.

비가 그치면 여기도 매달려있던 나뭇잎들이 바닥으로 많이 추락해 있겠지.

 

감기로 골골하는 바람에 바깥 세상도 나 몰라라 했다.

또 매번 차로 오고 가다 보니 달라진 걸 즐길 새도 없었다.

 

잠시라도.. 대문 밖 물든 나뭇잎 색도 보고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