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쌩쌩해지기 전까지.

공효진* 2014. 2. 23. 01:04

 

 

 

딸의 고통으로 급기야 병원행이다.

주사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진통제의 양을 늘려도 통증은 딸을 힘들게 하나보다.

잘 참다 가자고 조른다.

 

30분짜리 주사양을 15분에 맞기로 한다.

주사의 성분상 그런가보다.

의사의 처방을 받으며 말을 들어보니

수술 일주일이 지났고 26일이 외래일이니 며칠 상관에 썩 좋아질 수 있단다.

주사실 간호사는 팔이 아플 수 있다고 미리 말을 해준다.

 

주사바늘 공포가 있는 딸은 사색이 돼있지만 간호사는 순식간에 해치운다.

딸은 자기 팔에 주사바늘이 들어갔는지 조차도 감이 안 잡히는 듯 보인다.

 

편안히 15분이 흐르는 동안 딸은 곧장 집에 가기 싫다고 한다. 

" 엄마 올리브 영 에 가자 "

그도 그렇겠지.

그래..그 동안 집구석에서 아픈 거 참으며, 맛 없는 죽 먹으며, 약 먹으며 통증과 씨름하느라 무슨 낙이 있었겠니.

 

살 것도 있다면서 발걸음을 재촉한 곳은 화장품 가게가 입점돼있는 홈플이다.

딸은 병원에 있으면서 문병 온 친척들에게 받은 봉투를 열어 계산을 한다.

딸은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 내 얼굴에 이것 저것 바르고 마스카라도 살살 올려본다.

그리고 결정한다.

 

조그만 바구니에 하나하나 담길 때마다 기분이 달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