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두번째 비

공효진* 2014. 4. 28. 23:50

 

 

 

 

 

둘째 날의 비를 만나러 가까운 유원지로 향했다

작정한 건 아니었다

생각이란 게 계획한 바 대로 흐르지 않듯 그날의 일과도 그랬다

큰 떨림은 없었다

나중은 그렇지 않았지만..

 

풀밭에 녹아든 비가 이슬처럼 보이면서 기쁨이 인다

살짜기 앉아서 만져보다 치마끝이 젖는다

금새 속옷에까지 스몄지만 더러운 기분이 아니었던 건

따뜻한 감정이입의 온기 때문이다

짙은 풀냄새, 나무냄새가 잠시 깊은 산속에 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돌아돌아 얼마쯤 흘러 발이 아파 올 무렵

높은 능 한 곳에 서서 넓지 않은 둘레를 눈으로 정복해보고 그러기 싫지만 내려간다

 

더 욕심을 내고 싶었다

그렇게 오랜시간 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