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상

공효진* 2014. 11. 24. 02:33

 

난 우리집이 좋다

 

사춘기 시절

남동생들이야

돌아다니며 놀다 해가 떨어져야 집에 들어오니 그렇고 그랬고

부모님도 일을 하셨으니 뭐

언니랑은 그야말로 드물게 아주 가끔씩 말없는 신경전을 할 때마다

답답하단 소릴 듣곤했다

 

늘마다 집에 죽치고 음악을 듣든지

간혹 쑈.. 그러니까 지금의 예능 오락프로를 본답시고

티비앞에 턱을 괴고 있었다

말수가 적어 표현도 잘 안 했고

또.. 뭐 였더라

 

암튼

나가 노는 게 재미없어서 전축에 레코드판이나 올렸다 내렸다

그것도 모자라 가수들 노래 듣는다고

티비 다이얼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렸을 거다

아마 말도 지껄일 일이 없었기에 그랬을테지

 

세월이 흘렀어도 똑같다

집에 있는 게 좋다

그 시절 하던 짓 그대로 말없이 음악을 듣고

가끔 예능프로를 보며 파안대소를 하고

책을 뒤적인다

습관처럼 이어온 이런 것 말고

사춘기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 했던 정리를 한다

내 생각을, 나의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