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시

시 / 문정희

공효진* 2015. 6. 2. 16:39

 

 

 

 

살아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은

파도처럼 끝없이 몸을 뒤집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몸을 뒤집을 때마다

악기처럼 리듬이 태어나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암각화를 새기는 것이다

그것이 대단한 창조인 양 눈이 머는 것이다

바람에 온몸을 부딪치며

쉬지 않고 바위에게 흰 손을 내미는 것이다

할랑이는 지느러미가 되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순간마다 착각의 비늘이 돋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