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기다림
공효진*
2015. 7. 1. 08:56
아버지만의 시간 여행은 석 달 째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눈을 떴다 감았다 희미하게 아버지는 연관된 사람을 기억해 내신다
그 기억이 다 맞지 않을 때
이제 우린 그 게 새삼스럽지 않다
그마저도 없어지지 않길 바라며 엄마를 모시고
병원을 들어 선 시각은 7시 반이다
벌써부터
메르스 때문에 보호자 출입을 제한하여
남편을 무한 사랑하시는 엄마만 아버지의 얼굴을 보신다
일주일에 한 두 번 만 아버지를 만나자는 자식들의 얘기는
엄마한테 씨도 안 먹혀
지금껏 하루도 빼지 않고 자식들이 돌아가며 엄마를 모시고 다닌다
휑한병원에서
3시간 남짓 병실로 올라 가신 엄마를 기다리며 내가 하는 일은
고개숙여 인터넷으로 글을 읽거나
고개들어 사람구경을 하거나
다시 고개숙여 끼적끼적 수첩에 낙서를 하거나다
남편 수술 전
부인의 출입을 막았다고 그 부인의 큰 소리가 난 오늘 뿐 아니라
보호자 출입을 제한하는 직원들과 보호자들의 싸움도 빈번하다
아버진.. 지금쯤
아침을 드시고 엄마랑 얘기를 나누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