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월요일

공효진* 2016. 8. 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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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궁금하다며 엑스레이실에서 나온 내가 앉자마자

꼬리뼈 촬영 한 사진을 보려고 컴퓨터 마우스를 빠르게 움직인다

목을빼고 어떠냐고 물으며 화면으로 고개를 돌리니

의사가 아닌 내가 봐도 부러진 뼈와 뼈 사이가 아직 붙지 않아 휑한 게 처음과 다름 없다

"물리치료는 이제 안 받아도 되니 기다렸다 4주 후에 와서 한 번 더 찍읍시다"


짧은시간에 큰 걸 기대한 내가 모자란 사람같고 의사의 말이 야속할 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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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한통을 사면 1/2로 자르고

또 1/2로 자르고

거기서 반 그러니까 1/4쪽을 먼저 먹기 좋게 잘라 통에 담는다

달고 빠알간 속살을 먹고

흰색 중간살을 발라 채썰어 소금에 절여 꼭 짜서 무쳐먹기 일보직전이다

가끔 그렇게 고추장을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쳐먹은 적이 있다

씨는 씻어 말려 볶아서 빻아 검은깨처럼 먹으면 좋다고 티비 건강 정보에서 본 고로

해보고 싶은 맘은 크고 만드는 일은 간단해서

더는 없다 싶을 정도의 뜨거운 해가 들어오는 베란다에 씨를 내다 말려놨다

그리고 겉 껍데기도 같이 말려서 버린다


식탁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우리집은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진 않지만

수박은 이렇게 먹을 건 잘 찾아 먹고, 버릴 건 최소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