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저 그런 날
공효진*
2017. 1. 20. 23:02
쪼개면 부서질 나무처럼 목마르다
발목 위 높이까지 밀어서 쌓인 눈이 밤새 내렸다
청순한 눈 한 줌 목으로 넘기면 갈증이 풀어질지......
훅하고 순간 날리는 눈보라는 마치 베일에 쌓인 사람같다
짧은 시간이지만 시야가 가려진다
큰 길엔 오가는 차가 눈을 거의 다 녹였지만 도로 한 가운데만 그렇고
나머지 도롯가와 인도는 눈이 쌓인 그대로거나
밟으면 미끄러질듯 발걸음을 내딛기 싫은 질척한 모양새다
차도 사람도 설설 기는 날, 반갑지 않은 외출이지만 나가야 했다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을 일이었는데 나가기도 전에 빨리 들어와 쉬고 싶었다
일상적인 모습의 회색풍경이 아닌 하얀풍경은 분명 여느 때와 다른데
집 안에서 보는 창 밖은 입맛을 잃은 사람처럼,
아니
같은말만 되뇌이는 듯한 거리풍경... 이라는 표현의 영화 대사처럼
눈이 퍼 분 오늘, 쓰디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