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겨울냄새 한 잔
공효진*
2017. 2. 1. 21:57
한겨울 우리집 현관문을 열면 내 몸 중 가슴정도의 훈기가 있다
참 좋다
들어 가면 분명 사람 냄새만 날 것 같아
경비실을 지나치면서 냉동고에 있는 약도라지를 떠올렸다
퍼뜩 와서 생강과 대추를 곰솥에 같이 넣어 가스불을 당겼다
참, 냉장고에 시든 사과 한 개가 있지......
두 번 칼질해 네조각을 내서 퐁당 담갔다
그래 봐야 잘 마시지도 않지만
집 안에서 사람 냄새보다 겨울 냄새를 맡고 싶었다
적당히 졸여지는 냄새는 진한 향이다
추운 겨울은 그렇게 집 안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