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상속으로
공효진*
2017. 8. 15. 13:15
1.
툭하면 매단 주사액
툭하면 검사한답시고 빼 간 피
시원했던 병실
눈 앞에 놔 주는 병원밥
올빼미에서 새벽형 인간으로의 탈바꿈
날 보겠다고 와 준 사람들 덕분에
지난 주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간신히 제대로 된 바이오리듬을 찾았다
2.
어제부터 내일까지 3일동안 비소식이 있었고 밤새 비가 내렸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니
콘크리트 길 위, 빗물이 몰려서 흐른다
비가 쏟아지는 오늘 난 할 일이 많다
집 밖으로 나갈 일은 없다
모두 집 안에서 해야 할 일이다
3.
어제 수필반 강의실에서 이승영교수님이 눈길을 준다
7월에 북유럽을 다녀 온 나에게 할 말이 있어서다
다섯나라를 다녀 온 난 온 몸의 리듬이 완전히 깨져서 고생을 했는데
29일 에스토니아까지 여섯나라를 가신다며 조언을 구하시는데 딱히 할 말이 없다
힘들겠다는 생각밖에
4.
수업이 끝나고 심재순선생이
문병도 못 가보고 미안했다며 같이 밥먹자고 나를 잡았다
평소
밥먹고 차마시고 오래 함께 있는 것 같아도 3시간 내외다
재순선생의 남편과 싸운 얘기
바둑학과를 다니는 아들 얘기
저녁먹자는 남편의 메시지를 받고 눈 앞에서 보는 실시간 화해장면
이렇게 3시간은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