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여행
며칠 전 떠났던 중국..
3박4일 연수라는 이름하에 함께 공부하는 이들과 북경엘 갔다
커다란 기대는 하지 않았고 떠나는 날이 가까울 수록 점점 더 가기 싫었지만
단순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떠났는데 역시 힘들었다
가는 날을 기다리지 않은 게 처음이었고
짐을 싸는 게 즐겁지 않은 게 처음이었고
집에 가는 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기분 좋았던 적도 처음이었다
오래 걷기 힘든 내가 버티고 온 건 그나마 비행시간이 짧았다는 것과
룸메이트를 잘 만나 정신적으로 피곤하지 않은 것
그리고 잠자는 호텔이 깨끗하고 쾌적해서였다
괜히 쓸데없는 소릴 해서 서로 피곤한 경우도 있는데
순금이는 내가 불편할까봐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고 항상 내 의견을 묻고
깁스를 푼 손이 불편한데도 도와달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는데 까지 스스로 해보고 안 되면 말할게 그 때 좀 도와줄래?" 였다
동갑인 걸 알고 방을 같이 썼는데 그 후로 더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됐다
순금이는 요일이 헷갈려 떠나는 날 집에서 백팔배를 하려고 준비 중에 전화를 받고
혼비백산해 택시를 타고 공항에 오는 바람에 모두를 긴장시켰다
천안문 자금성은 금요일이라 사람이 넘쳐나진 않았지만 방대한 땅을 밟고 다니는게 힘들었다
만보기를 살펴봤던 사람의 입에서 2만보를 걸었다고 했으니까..
그게 무에 많이 걸은거니..? 하는 사람도 있지만 30도 육박한 날 나한테는 너무나 용한 일이었다
우리나라 경복궁 창경궁만 못했다
비가내리는 날 이화원 안은 인산인해였다
밀려서 걷는 구간도 있어 일행을 놓칠까 잠시도 고개를 숙일 수가 없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멀미때문에 머리가 아팠다
멀미약을 먹고..
비때문에 만리장성은 희미하게 보이고 흥미가 없어서인지 올라가기가 싫었다
멀리보이게 사진만 몇 장 찍고 버스로 가서 앉아 있었다
비를 쫄딱 맞고 온 사람들은 왜 안 왔냐며 좋았다고 했지만 크게 아쉽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울렁거리는 중국향이 코를 스쳐
서울에선 거의 먹지않는 흔한 컵라면이라도 먹고 싶었지만 유난 떨지않고
한 두가지 입에 맞는 음식으로 밥을 먹었다
화장실은 열에 여덟은 지저분해 호텔에 와서 해결한 적도 있었다
서울의 명동이라는 왕부정거리가 그나마 화려하고 시내같은 느낌이었고
쇼 관람 중 저글링에서 많은 박수를 보냈다
선생님의 동창이 쇼셜네트웍을 보고 달려와 의리를 보여준 것도 감동스러웠고
가르치는 학생들과 왔다고 해서 어린학생들과 온 줄 알았다는 말에 다들 웃었다
술에 취한 사람의 못볼 꼴을 본 것도 있었고...
돌아 와 가방을 열고 정리하는 것도 귀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