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자작시
가을
공효진*
2019. 10. 22. 23:49
가을
먼 곳이 가까운 곳인양 하여 잠깐 눈을 감았다 뜬다
흐릿한 산야
한가지 색깔의 자연
구름이 어디 걸터앉았는지 모를 미직지근했던 풍경이 사라지고
가을바람이 훅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선이 뚜렷한 산등성이는 높낮이가 보이고
불그레 수줍은 계집아이의 얼굴색을 닮은 들쭉날쭉 이파리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질린 아이 얼굴처럼 샛노란색이 뒤섞여
시선을 훅 스치는 지금은
너와 나의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