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화초, 물고기
공효진*
2020. 7. 3. 09:41
화초관리, 어항관리 잘 못하는 사람 중 하나다
누군가 생명이 붙어 있을랑 말랑하여 버린 화초도 가져 와 살려 놓는 언니와는 다르게
잘 길러 보라고 윤기나고 풍성한 화초를 분양받아 기르다 죽이기 일쑤인 똥손인 나다
물을 너무 자주 줘 과잉보호한 나머지 죽은 것 같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멀쩡한 화초를 죽이는 것도 죄스러워 어느순간 집 안에 화초를 들이지 않았는데
10년도 훨씬 전인 어느날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화원에서 친구가 사 준 스킨답서스 화분 하나..
너무 길게 늘어져 잘라서 물에 담그며 새끼를 쳐서 지금은 그 화분에서 나온 자식들이 수두룩하다
물에 담궈 뿌리내린 것도 친구에게 분양할만큼
수영장 친구가 작은 통에 구피 5마리를 담아 건네줬는데
얼마 못 가 한 마리씩 시름시름 다 죽어 나갔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갈아줬는데 어항 속을 너무 깨끗하게 해줬다는 게
뭐라더라.. 물이 너무 깨끗해도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거라는 결론이다
한 번 더 6마리를 건네 받았는데 지금은 16마리, 10마리가 불어난 거다
뭐든 되는 때가 있는 건지
아이들이 집에 오면 이런 것들이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들여다 보고 물고기 밥도 주고
작은 스킨답서스 화분을 가져가고 싶어하는 수다꺼리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