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상황의 불균형
공효진*
2021. 1. 7. 13:56
퍼져있는 저녁...
"어머니, 눈이 많이와요 외출하셨으면 안전운전 하세요~"
아들이 보낸 메시지를 열어보자 마자 짧은 답장을 한다
잠옷을 벗어 던지고 따뜻하게 갈아 입는다
좀 걸으려면 추울지 모르니 모자쓰고 장갑도 챙기고..
밖엔 어느새 쌓였는지 주차된 차는 눈으로 뒤덮였다
내리는 눈만큼 아름다운 아이들 목소리가 눈 내리는 동네를 감쌌다
비나 눈이 올 때면 걷는 코스가 있다
눈이시린 단풍을 볼 때도 같은 길인데 시야는 다 다르다
내가 잘 나다니지 않아서인지 우리 동네는 번잡스럽지 않은데
밤눈을 함께 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설설 기며 가서 그런지 차도 많은 것처럼 보였고
큰도로, 작은도로, 샛길을 다 느끼면서 걷다 돌아오는 길 집 주변엔
벌써 경비 아저씨들이 분주하다
눈을 치우느라 정신 없었다
상황의 불균형이란 이런 건가 보다
누구한테는 그림 같지만 누구한테는 죽어나는 날인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