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세먼지와 미자언니
공효진*
2021. 3. 11. 12:16
3년 전 이맘 때도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미디어에서 떠들어대며 마스크를 꼭 쓰라고 했다
그 와중에 무슨 청승으로 파주 프로방스에 갔었다
출판단지에 가 보고 싶어서 이참저참 간 건데 지혜의 숲에서 책을 고르고
차를 마시고 창넘어 흐르는 물을 보고 그랬다
오늘도 날씨는 제 멋대로다
미세먼지가 짙었다 더 짙었다
지도상에는 흙빛에 가까운 붉은색일테지 보나마나
창문을 열기도 겁날 정도로 멀리는 가시거리가 전혀 안 나온다
은행도 가야하고 셀프클리닝방도 가야하는데 그냥 오늘은 쉬자 하고 있는데
미자언니의 전화다
아이들 케어해주고 이 동네 지나가다 전화하는 거라며..
문화원 다니다 알게 된 이 언니의 매력은 덧니다
눈이나 말씨보다는 환하게 웃을 때 보이는 덧니가 정말 예쁘다
나이에 비해 활동적이고 잘 가꾸며 꽤나 이성적인 미자언니는
장점이 많은 것에 비해 평판은 그다지 좋지 않은 듯 하다
나야 3년 정도의 인연이라서 속속들이 잘 알지 못 하고 어울리는 장이 달라
어떻다고 말을 할 순 없지만
한 가지 말의 추진력하고 행동으로의 추진력이 다른 건 확실하다
그래서 몇몇이 준비하고 있다가 허사가 된 일도 있다
이런 언니가 지나가다 생각나서 전화한다며 통화한 일이 대여섯 번
누구나 거리를 두면 환상이 사라지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덕담을 나누면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