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겉친과 속친.
공효진*
2013. 3. 21. 13:18
기운이 쭉 빠졌다.
오전 운동이야 늘 하던거고 정신이 픽픽 쓰러진다.
아무래도 일찌기 한 방 먹은 스트레스 때문인 듯하다.
나만의 해소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가만히 있음 된다.
즐거운 나의집 노래는 우리 집 벨소리다.
친구가 왔다.
온다는 전화는 받았고, 그녀는 날아왔다.
그녀와는 내가 1층 그녀가 12층의 같은 아파트에 살 때 친해진 여인이다.
이사다 뭐다 해서 어쩌다보니 헤어지게 됐다
작년에 인공위성이 우주 공간에서 도킹하 듯 했다.
말 그대로 20년 만의 해후였다.
내가 잘 가지도 않는 대형마트에 심부름 갔다가.
심부름을 안했음 못 만났겠지.
알고 보니 서로 사는 곳은 5분거리였는데.
바리바리 꾸려온 건 김치와 과일 보따리다.
일을 하는 그녀는 작정을 하고 왔다.
홍조가득 환한 웃음꽃으로 들어섰다.
사정상 담달에 이사를 하는데 꼭 시간을 내서 나에게 오리라 다짐했단다.
찾아오며 들고 올 수 있는 건 엊그제 담근 김치였다네.
솜씨좋은 그녀의 김치다.
이사 가게된 곳은 우리 시댁 옆동네다.
희한한 인연이다.
강산이 두 번 변했어도 가식없고 달라짐없이 씩씩한 그녀다.
내앞에서 버선 목까지 뒤집는.
입에 발린 말 못하는..
겉으로만 친한 친구 겉친이 아닌 절친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