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자작시

지금 이 순간.

공효진* 2013. 1. 30. 01:17



소나기의 기억으로 나를 던진다.
그 애가 날 따라 오면 난 조금 앞으로, 난 그 애를 앞지르려 하지 않았다.
반 걸음씩.. 뒤 돌며 날 잡아보라고 웃어주기만 했다.

나란히 걷는건 쉬웠다.
그 애의 눈 빛을 만져보았으니까.

날 멀리두지 않았다.
그 애의 시선이 좁았으니까.

날 떠나지 않았다.
그 애의 그림자는 날 감쌌으니까.

걸터앉았던 그 계절에 그 소녀 처럼 아프지 않았다.
난, 그 소녀 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 애와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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