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시

시 / 최복현.

공효진* 2013. 7. 31. 20:18

 

 

사랑나무

 

그땐 몰랐어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속았다는 걸
아롱거리는 아지랑이에 취했다는 걸
몰랐어 그땐
우연으로 그냥 웃어 지나칠 수 있었는데
바보처럼 인연으로 알았다는 걸

 

그땐 몰랐어
마음과 마음이 부딪는  마찰음이
이토록 가슴 아리게 만든다는 걸
몰랐어 그땐
몸과 몸이 닿는 환희로움이
나를 벗겨내는 이 지독한 아픔이 따르리란 걸

 

그땐 몰랐어
내가 네가 되기 위해선
얼마나 포기할 일들이 많은지를
몰랐어 그땐
나도 아닌 너도 아닌 우리는
나를 깍아 내고 그만큼을 너로 채우는 아픔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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