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그녀의 눈물에 순간 멈칫했다.
그녀가 부르짖는 '나는 부족한 게 없다' 는 말은 맞다.
세상의 시각에서 보면 그렇다.
내가 봐도 그렇다.
껍데기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의 눈에 흐르는 눈물이 오늘은 무슨 이유일까.
뻔한 말로 쉽게 내뱉을 수 없는 그녀와의 간격.
"왜..그래 응?"
"몰라 나도..그냥 마음이 허하다."
다행히 그녀의 눈물은 길지 않았다.
지난 여름만큼 타들어갔던 그녀의 마음에 부는 선선한 바람마저 아직은 부족한지 모를 일이다.
나에겐 지극히 솔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또한 부분일 수 있다.
그녀를 기분 좋게 해주고 싶다.
그녀가 좋아하는 건 너저분하지 않다.
취미가 다양하지 않은 게 나와 같지만 또 느긋한 나와는 다른 급한 그녀라서 오랜 시간 같이하긴 힘들다.
회상을 도와준다.
시간이 품어준 점점 좋아진 일들.
희비의 쌍곡선을 오르내리다 보면 웃을 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녀와 나 그렇게 하루 같이 손을 잡는다.
얼룩이 지워졌으면 좋을 그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