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퀵 서비스

공효진* 2013. 2. 22. 11:37

 

 

 



찬찬한 딸은 출근 준비가 길다.

나도 그랬나?

뭐든 확률은 반반이다.

아니 그냥 내 방식대로 사분의 일.

한 쪽이 더러 못 미친다 해도 그렇던가 아니던가,그럴 수 있던가 아닐 수 있던가.

확실하진 않아도 딸 자신을 꾸미는 아침의 분주함도 날 닮지 않았을 수 있다는 기억이다.

 

변장하는 수준이 다르다.

5분임 끝나는 화장을 거울은 뚫어지기 일보직전이고

핏팅모델 사진 찍듯 입었다 벗었다 옷은 쏟아져 나온다.

신발까지 맞춰 신고 나서야 미소띤 얼굴로 하트 한방 날리고 총총 사라진다.

 

이러니..빼먹지.

챙겨야 할 걸 두고 나왔다며 퀵을 울부짖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다닥에 땀냈다.

나갈 때는 헐레벌떡였으나 나도 한 숨 돌리니 그제서야 밤새 내린 눈이 보였다.

 

딸 덕분에 숨을 고르고 서성거려봤다.

코 끝 찬 공기속에서 사진도 담아보고.

맨 손에 눈을 뭉치는 두 녀석에게 참견도 해보고.

"니들 학교 안 가고 거기서 뭐해..?"

"방학인데요…!"

"방학, 뭐야 봄 방학이야?"

"네."

"그렇구나..언제까지?"

"다음주 월요일이요"

 

궁굼한게 많은건지 오지랖이 넓은건지 내가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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