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자작시

은행잎

공효진* 2015. 10. 30. 01:05

 

진노랑 옷을 입고 온 눈부신 너의 뒤엔

긴 검은 그림자가 따라다니지

쓸쓸히 굽은 어깨라서

외로울 널 안아 주고 싶었다

 

내 품에 기댄 넌 향기가 없지

만지면 부서질 듯 푸석한 머릿결이 날릴 땐

가여운 바람 냄새만 나는 넌

늘 날 울렸지

 

시간이 흘러

반짝이던 그 진노랑 옷 빛 바래

힘없이 고개숙이고 있던 널

처음 만났을 때보다 초라해진 널

알아 보지 못해 미안하다

 

잠시 떠나려는 네가 돌아오면

입었던 옷보다 더 환한 귤빛 노랑옷을 선물할게

그 날 널 다시 안고 싶다

'수필과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에 대하여  (0) 2016.08.08
선택  (0) 2015.11.19
나의 너  (0) 2015.09.17
  (0) 2015.07.01
흐름  (0) 201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