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렇다고 뭐 달라진 건 없네~

공효진* 2019. 6. 29. 18:30

수영장 출입이 7년이 됐는데 유독 한 사람이랑 대화가 없었다

처음엔 앞 줄에 나란히 서서 운동을 하는 사이라 인사도 건네고 ,

오랜만에 보이면 안부도 물었지만 그녀는 늘 시큰둥 싸늘했다

서너 번 그런 후엔 내가 그녀의 취향이 아닌가 보다 해 

나도 인사를 건네지 않았고 눈이 마주쳐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며칠 전 

한 턱을 내는 사람으로 부터 우유를 건네 받았는데 탈의실에서 없어졌다 

몇 번 두리번 거리다 어디서든 나올 기미가 안 보여 그냥 집으로 왔다

누군가 시원하게 마셨으면 됐지.. 하는 마음으로 


"언니.. 혹시 우유 잃어버리지 않았어요?" 엊그제 그녀는 대뜸 말을 걸었다

"네! 바닥에 놨는데 사라졌더라구요"

"집에가서 보니 두 개여서 놀랐다" 며

수영복을 챙기다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게 자기 것인 줄 알고 담았노라고 했다


우찌알고 말을 건넸는지...


그녀는 냉장고에서 막 꺼낸 우유를 건네며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황당했겠냐고 했다

누군가 시원하게 마셨음 된 거지 뭘 굳이 사왔냐며 웃었다

7년동안 서너 줄의 이 대화가 제일 길었던 그녀와 나다


참 이상한 건

이런 일이 있었지만 수영장에선 다를 게 없다

더 친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못 본 척 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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