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만져보기.
체온 위로 떨어지는 비
살을 두드릴 때마다 식을 것 같지만 더 뜨거워진다
그럴수록 몸은 옷속으로 파고든다
큰소리를 내는 비
무거워 보이지만 내 작은 손위에 모였다 빠져나간다
그리고 보란 듯 웃으며 그들만의 춤을 춘다.
언제부턴가 비라는 존재는 위안이 되었다.
슬픔으로 내달리던 그 것과는 달리 어느새 내 몸의 안식처가 되버렸다.
살아온 날이 점점 늘어가면서 비를 바라보는 눈빛의 각도가 달라지나보다.
추억도 많지만 억누르는 날 다독거려주는 휴식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비는 날 밀어낼지 몰라도 난 항상 반갑다.
비오는 날
도로에 서 있을 때 자동차 바퀴에서 미끄러지는 물이 사람들을 향하면 육두문자가 오고 간다.
아니 날아가 버리는 차는 추적을 하지 않은 다음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 빗물에 젖어 인상쓰고 입이 더러워진 사람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운전자 입장에서 해보니 달랐다.
웅덩이라고 해도 좋다 물론 사람 없을때 맘먹고 해봤지만 물이 분수처럼 퍼지면서 쫙 갈라지니
거 참 기분이 묘한게 좋았다.
욕먹는 운전자랑은 달랐다는 걸 꼭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