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시

시 / 이외수.

공효진* 2013. 7. 7. 17:48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 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 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 쪽으로 흔들리면서

눈물보다 투명한 서정시를

꿈꾸고 있었을까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

멀리 있어 그리운 이름일 수록

더욱 선명한 화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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