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불을 밝히고 있는 우리 집.
두 주째를 육박한다.
어디든 머리만 닿으면 바로 꿈나라인 부자지간.
불빛이 조금만 보여도 잠을 못 자는 모녀지간.
갓 시집 온 며느리 신방을 몰래 감시하는 심술맞은 시어머니 특기처럼
딸의 자는 방은 오해 받기 좋게 늘 꼭 한 뼘씩 열려 있다.
원인은 한 가지다.
겁이 많아 방문을 꽉 닫고 잠을 못 잔다.
게다가 요즘 딸의 방은 불켜진 동그란 형광등이 불침번이다.
영화 '숨바꼭질' 을 얼떨결에 친구들과 본 후 이 모양이다.
자기방을 밤새 대낮처럼 불 밝히고, 문을 열어 놓고, 안대를 쓰고 잔다.
참 가관이다.
아침마다 방에서 나올 때 보면 뭐 씹은 얼굴이다.
"내가 왜 그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어! 돌아버리겠어 엄마. "
"왜 그랬어, 엄마봐라 그래서 안 보잖니. 대낮에도 누가 내 뒤에서 머리채 잡을까봐. 당분간 고생 좀 하시겠어~"
딸 방에 조만간 불 꺼지긴 글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