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과 가까이 사는 건 솔직히 좀 불편하죠, 근데 형님하곤 옆에 살고 싶어요."
작은올케의 말이다.
얘는 8살 나보다 아래다.
누굴 잡으려고 하는 말인지..하하
다른집은 시누이가 시어머니보다 더 밉게 논다는데 우리집은 어찌된 건지 올케들이 시누이인 나를 잡는다.
행복한 투정인지도 모른다.
툭 하면 지들 남편한테 속상했던 거 나한테 일러 바치지, 시부모님 섭섭한 거 성토대회 하지,
이 건 내가 지들 시누이가 맞기는 한 건지.
이를테면 그렇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말없는 내가 참..편하긴 한가보다.
그렇 듯 말없이 조용한 시집 식구들 틈에 작은동생의 아내로 입성해서 어느덧 19년차 며느리다.
잘 웃고 화제가 많은 올케에게 우리 식구들은 적응이 잘 안 됐었다.
인간관계 인생살이 흐르면 흐를 수록 올케의 성격이 좋다는 걸 지금은 모두 인정한다.
정작 그런 올케는 나이가 들 수록 차분해진다.
요즘은 내가 더 잘 웃고 말도 그나마 올케보다 잘 한다.
먹을 걸 잘 싸들고 오는 작은 올케..
올케 친정 어머니께서 해주신 김치를 나눠 먹자며 가져왔다.
쌀을 씻어 밥을 하고
요즘 맛에 반해서 연거푸 만들어 먹고 있는 연근 튀김을 올케에게도 해줬다.
나만 맛있는 게 아닌가보다.
내가 그랬 듯 올케도 정신없이 먹었다.
수다 삼매경을 하면서도 물물교환 할 게 없나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봤다.
늦은 시간으로 흐르기 전, 토마토즙과 과자를 꺼내 담았다.
집앞까지 데려다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