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월동준비.

공효진* 2013. 11. 20. 21:59

 

 

 

내년 3월까지 겨울이 춥단다.

물론 겨울이 추워야 맛이라지만 나 처럼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은 싫다.

그런데 나갈 일이 많지 않으면 그다지 큰 걱정일 것도 없다.

 

작년엔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가 두 번이나 얼었다.

그런 집들이 넘쳐나다 보니 서비스를 얼른얼른 받지 못 했다.

올해도 추운 베란다에 덩그러니 있는 세탁기가 신경쓰인다.

작년 서비스 받을 때 기사가 "요령을 알려주겠다"  면서 세탁기 밑부분에

세탁을 하고 남아있는 물을 빼주면 된다고 했다.

세탁기가 어는 건 그 곳에 남아있는 물이 얼면서 작동을 못하는 거라고 했다.

그렇게만 해주면 세탁기 어는 것의 80%를 막는다고 했다.

그 후 배운대로 해서 잘 버텼다.

올해도 그렇게 할 것이지만 단열시트, 일명 뽁뽁이를 베란다 창에 붙이기로 했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혜란이가 알려줘서 갈 때마다 품절인 단열시트를 운좋게 오늘 샀다.

안방은 괜찮은데 베란다 창이랑 딸 방 창에  붙일 요량으로 하나에 삼천원씩 네개를 사왔다.

 

창 크기에 맞춰 뽁뽁이를 자른다. 

설명서대로 창을 깨끗이 닦는다.

분무를 한다.

그 위에 잘 맞춰 붙이고 마른걸레로 도배할 때마냥 들뜨는 거 없이 슥슥 문질러 주면 끝이다.

아주 손쉽다.

이런 게 귀찮지 않고 해놓고 나서 뿌듯한 걸 보면 나이가 들었어도 살림에 취미를 잃은 건 아닌가 보다.

소싯적엔 가구도 번쩍번쩍 들어서 여기 놨다 저기 놨다 해서 식구들이 종종 다른집에 들어온 것 같다며

"약하디 약한 사람이 무슨 기운에 저런 걸 옮겼냐" 는 말을 많이 했다.

그건 요령이지 힘으로 하는 게 아닌데..

그런 게 기분전환도 되고 안 보이는 곳 청소도 하고 좋다.

 

딸 방도 그렇고 베란다도 그렇고 붙이고 나니 벌써부터 훈훈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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