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겨울이 춥단다.
물론 겨울이 추워야 맛이라지만 나 처럼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은 싫다.
그런데 나갈 일이 많지 않으면 그다지 큰 걱정일 것도 없다.
작년엔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가 두 번이나 얼었다.
그런 집들이 넘쳐나다 보니 서비스를 얼른얼른 받지 못 했다.
올해도 추운 베란다에 덩그러니 있는 세탁기가 신경쓰인다.
작년 서비스 받을 때 기사가 "요령을 알려주겠다" 면서 세탁기 밑부분에
세탁을 하고 남아있는 물을 빼주면 된다고 했다.
세탁기가 어는 건 그 곳에 남아있는 물이 얼면서 작동을 못하는 거라고 했다.
그렇게만 해주면 세탁기 어는 것의 80%를 막는다고 했다.
그 후 배운대로 해서 잘 버텼다.
올해도 그렇게 할 것이지만 단열시트, 일명 뽁뽁이를 베란다 창에 붙이기로 했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혜란이가 알려줘서 갈 때마다 품절인 단열시트를 운좋게 오늘 샀다.
안방은 괜찮은데 베란다 창이랑 딸 방 창에 붙일 요량으로 하나에 삼천원씩 네개를 사왔다.
창 크기에 맞춰 뽁뽁이를 자른다.
설명서대로 창을 깨끗이 닦는다.
분무를 한다.
그 위에 잘 맞춰 붙이고 마른걸레로 도배할 때마냥 들뜨는 거 없이 슥슥 문질러 주면 끝이다.
아주 손쉽다.
이런 게 귀찮지 않고 해놓고 나서 뿌듯한 걸 보면 나이가 들었어도 살림에 취미를 잃은 건 아닌가 보다.
소싯적엔 가구도 번쩍번쩍 들어서 여기 놨다 저기 놨다 해서 식구들이 종종 다른집에 들어온 것 같다며
"약하디 약한 사람이 무슨 기운에 저런 걸 옮겼냐" 는 말을 많이 했다.
그건 요령이지 힘으로 하는 게 아닌데..
그런 게 기분전환도 되고 안 보이는 곳 청소도 하고 좋다.
딸 방도 그렇고 베란다도 그렇고 붙이고 나니 벌써부터 훈훈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