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교지 발행하는 것처럼 수필반에서도 일년에 한 번 수강생들 수필집을 발간 한다.
15권째 편집중이다.
맞춤법도 그렇지만 띄어쓰기가 꽤 어렵다.
일주일에 한 두편씩 교수님을 귀찮게 한 결과,
잘 이해하는 것과 기억의 지속력도 비례해서 잘 가면 좋겠건만 흐리멍텅해진다.
연세드신분들이 나보다 더 총기가 있다.
수강생 중 많게는 팔 구년 해마다 글이 실리는 분도 있다.
잊어버릴 만 하면 가늘고 깐깐한 목소리로 우스개 소리도, 촌철살인도 잘 날리시는 백발의 신사는
가까이서면 그 못지않게 기를 뿜으신다.
내가 노년의 남자라면 아마 이럴 거다 라고 글로나마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건 초록은 동색이 이유다.
교수님을 통해 그 분의 글 첨삭된 걸 읽어 봤다.
그 분 이미지처럼 간결하다.
반면, 시 창작, 동양화도 같이 배우는 다른 남자 수강생은 등단은 물론 어디서인지 신인상도 받았다.
그런데 글이 무척 어렵다.
내 수준의 한계일 지 모르겠으나 가끔 그 분 글의 합평시간엔 두 세번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교수님 가라사대
"고상하게 잘 쓰지만 영혼없는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며 쉽고 포인트가 있으며 잘 전달되는 글이 먼저라고 하셨다.
아니아니 그 분 글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내가 무슨 글을 읽은 거지' 라고 생각드는 책이 있다는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상대방의 공감을 끌어내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