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시

시 / 유안진.

공효진* 2013. 12. 1. 20:27

 

 

                                       

밥해주러 간다.

 

 

적신호로 바뀐 건널목을 허둥 지둥 건너는 할머니

섰던 차량들 빵빵대며 지나가고

놀라 넘어진 할머니에게

성급한 하나가 목청껏 야단친다

 

나도 시방 중요한 일 땜에 급한 거여

주저앉은 채 당당한 할머니에게

할머니가 뭔 중요한 일 있느냐는 더 큰 목청에

 

취직 못한 막내 눔 밥해주는 거

자슥 밥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게 뭐여?

구경꾼들 표정 엄숙해진다

 

 

 

 

 

'감성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 함민복.  (0) 2013.12.26
시 / 신경림.  (0) 2013.12.26
시 / 고은.  (0) 2013.11.26
시 / 이해인  (0) 2013.11.18
웨인 다이어.  (0) 201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