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란이네 북카페가 조용한 개업식을 했다.
간혹 전야제라는 말을 힘 입듯 하루 전 가개업식도 했나보다.
여자 여섯 명이 둥근 탁자에 둘러 앉는다.
자칫 우중충해 보이기 쉬운 브라운색의 유니폼과 더불어 브라운색의 앞치마가
혜란이와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
혜란이의 얼굴과 속살결이 뽀얀 건 수영장 샤워실에서 확인한 바 있어
고개가 자동으로 끄덕여짐이 당연하다.
인테리어도 가볍지 않다.
명색이 북카페라는 간판에 맞지 않게 책이 좀 빈약한 거 말고는.
소품도 아기자기한 것이 누가 골랐는지 눈에 쏙 들어온다.
입맛대로 마실 걸 외치니 여섯 중 하나 애경인 자기가 쏜다며 보랏빛 장지갑을
가방에서 살며시 꺼내 들고 간다.
다들 느긋하다.
애경이가 지갑을 연다해서 다들 나몰라라 입씻을 여인들이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술은 아니어도 건배다.
'번창을 위하여, 대박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