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장식.

공효진* 2013. 12. 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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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사를 다닌 집의 평수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불행하진 않았다.

옮겨다닌 집집마다 크리스마스의 흔적을 꼭 남겼다.

아이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가 원해서 이기도 했다.

 

이젠 아이들이 커서 크리스마스 장식이 필요 없지만 내가 아직도 쥐똥만큼의 감성이

남아 있어 꼭 뭐라도 해야만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면서 웃음꽃을 피웠는데

몇 해 전부터는 간단히 할 수 있는 전구로도 훌륭하다.

물론 내가 찾아낸 거지만.

내 생각을  우롱해서 반짝이는 저 전구를 보는 사람마다 피식 웃는 지 모르겠지만,

난 눈곱만큼도 신경 안 쓴다.

저 200개의 전구가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내 즐거움의 용도로 쓰이는 게 기특하기 때문이다.

 

압침 다섯개를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자꾸 삐딱하게 꽂히더니 떨어지고 떨어지고..결국 못 찾는다.

누구 발에라도 밟히면 큰일인데.

식구들에게 주의를 주는 수 밖에.

그 뿐 아니라 새끼손톱 반의 반 크기의 전구까지 떨어지면서 두개가 깨졌다.

 

버튼을 누르면 8가지의 불빛변화가 있다.

물결처럼 좌우로 잔잔히 흐르는게 그 중 제일 보기 좋다.

 

언젠가 언니가족이 한국에 와서 우리집에 머무를 때 저 전구 불빛이

오락가락 하는 걸 보고 언니왈  "누구..동생 니 작품이니? " 하며 얼굴에

옹졸한 웃음을 띨 때

"왜 언니, 안 예뻐? 난 예쁜데 봐 예쁘잖어." 하며 형광등을 모조리 끄고 얼굴을 봤다.

언니는 웃음으로 답했다.

한 마디로 우습다는 거 였으리라.

 

가족들이 던지는 한 마디도 다 각각이다.

남편은 --골목 선술집같어.

아들은--어머니 저 오면 하시지 그러셨어요.

딸은-----엄마 대박.

어머님---어지럽다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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