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꼬박 망부석 모양을 하고 있더니 밥상은 모셔 놓고 곯아 떨어진 은지다.
식 전에 먹은 조그만 알약 한 알로 배가 뒤틀리는지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다 저렇다.
단답으로 말을 하는 은지는
모기소리로 배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면서.
목 넘김이 수월치 않을까봐 오브라이트를 빼서 가루를 녹인 진통제를 마시게 했더니
아플 때보다 더 아픈 구겨진 휴지같은 얼굴을 한다.
써서 그렇겠지.
바닥에 깔린 걸 마셔본다.
아무렴 침전되서 내가 홀짝 마신 게 더 쓸 텐데 약이 쓰지 그럼 달어?
일 주 이상은 찬 죽을 먹이란다.
점심까지 먹고 나가기로 했는데 차디찬 죽을 두 상이나 받으려고 저러나 안 일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