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죽.

공효진* 2014. 2. 14. 09:08

 

밤에 꼬박 망부석 모양을 하고 있더니 밥상은 모셔 놓고 곯아 떨어진 은지다.

식 전에 먹은 조그만 알약 한 알로 배가 뒤틀리는지 부여잡고 안간힘을 쓰다 저렇다.

단답으로 말을 하는 은지는

모기소리로 배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면서.

목 넘김이 수월치 않을까봐 오브라이트를 빼서 가루를 녹인 진통제를 마시게 했더니

아플 때보다 더 아픈 구겨진 휴지같은 얼굴을 한다.

써서 그렇겠지.

바닥에 깔린 걸 마셔본다.

 

아무렴 침전되서 내가 홀짝 마신 게 더 쓸 텐데 약이 쓰지 그럼 달어?

 

일 주 이상은 찬 죽을 먹이란다.

점심까지 먹고 나가기로 했는데 차디찬 죽을 두 상이나 받으려고 저러나 안 일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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