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 그림자

공효진* 2014. 11. 21. 21:26

 

 

 

 

 

 

 

실비가 차창밖에 흔적을 보이다 만 오늘은 

눈이라도 실컷 퍼 불 기세였다

 

열정을 담았던 메마른 오색들이 떨어지면서

내 눈물도 같이 떨어진다

날 위로하지도 못 할 거면서 저래도 되나 싶게

눈물이 번져 젖은 도로와 차디찬 나는 달라붙어 있다

 

툭 새똥처럼 머리위에 떨어지는

그렇게 떨어져 맞아도 하나도 아프지 않은

이젠 다 느끼고 흔하디 흔하게 남아도는

생각보다 길고 포근한 가을과 겨울사이가 떠나고 있다

 

가을과 겨울사이에 난 아팠다

어지럼증과 두통으로 울렁거림을 참아야 했다

참아야 하는 게 힘겨워 또 눈물을 참아야 했다

 

참는데 익숙하다

그래서 더 조용히 숨죽이는 아이가 되었나 보다

웃는 게 좋다

내 웃음에 다른이들은 속는다

그 너머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 내 그림자를 그윽히 바라보며 사랑할 사람은

또 다른 나여야 한다

 

거울속의 날 사랑하듯

가을과 겨울사이가 걷혀져도

거기 말없이 서 있는 내 그림자를 안아주련다

그런 후

유연한 흐린색의 억새가 추운 겨울을 알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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