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시

시 / 윤채원

공효진* 2014. 12. 12. 15:28

 

 

 

 

낮잠

 

 

햇살 넘쳐나는 거리에서

떠도는 바람소리가 거친 날에는

게으름이라는 긴 부대를 이끌고

행진하듯 길을 나선 낯선 너에게

그리움이 사는 곳을 묻는다

 

어디서든 잘 지내고 있겠지

오가는 바람을 향해

너의 안부를 묻는 나의 두근거림은

마치 네가 나의 안부를 묻는 것처럼

메아리가 되어 내게로 쏟아져 내린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절정이

지극히 짧아서 달콤한 것처럼

가녀린 한숨 끝에 잠시 햇살을 빌려 나온

다정한 너의 미소를 마주한 순간은

넌 이미 너의 존재를 던져버린 뒤였다

 

 

 

 

 

'감성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 헤르만 헷세  (0) 2014.12.13
시 / 정용철  (0) 2014.12.13
[스크랩] 시 / 박만엽  (0) 2014.11.21
시 / 도종환  (0) 2014.11.21
시 / 나태주  (0) 201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