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시

시 / 헤르만 헷세

공효진* 2014. 12. 13. 20:19

 

 

 

 

그대 없이는

 

 

 

밤이면 나의 베개는

비석처럼 날 덧없이 바라본다

 

홀로있는 것이

당신의 머리칼에 쌓여 있지 않은 것이

이처럼 쓰리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적막한 집에 홀로누워

등불을 끄고는

 

당신의 손을 잡으려고

가만히 두 손을 뻗으며

뜨거운 입술을 살며시

당신 입에 대고 지치기까지 애무한다

 

그러나 갑자기 눈을 뜨면

주위엔 차가운 밤이 깔리고

창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아 그대의 금발은 어디 있는가

달콤한 그 입술은 어디 있는가

지금은 어느 기쁨도 슬픔이 되고

포도주 잔마다 독이된다

 

홀로 있는 것

홀로 당신 없이 있다는 것

그 것이 이리 쓰린 것은 미처 몰랐다

 

 

 

 

'감성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경주 / 아침의 개화  (0) 2015.03.16
시 / 이성진  (0) 2014.12.28
시 / 정용철  (0) 2014.12.13
시 / 윤채원  (0) 2014.12.12
[스크랩] 시 / 박만엽  (0) 201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