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눈 앞의 사람들

공효진* 2016. 9. 8. 22:47

 




여행을 시작하는 주문이 있단다

open the door

open  the eyes

open the mind

가까이 봐야 좋은 것이 있고

멀리서 봐야 좋은 것도 있다니

조속한 시일내에 여행을 해야겠다


#

빗방울이 떨어지니 갈길이 곱절이 될까봐

아무 우산이나 꺼내 서둘러 집을 나선다

갈매기 형상의 주름이 이마에 세 줄이나 깊게 패인 기사 아저씨,

그 주름골 때문에 내가 차를 잘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운전을 하는 사람의 아집, 그 기운이 느껴져서였는데

신호등 하나 건너자 그 생각은 물건너 간다


안전거리를 두고 가지만 고개를 숙여 바지를 연신 털고,

뭘 찾는 사람마냥 발 밑을 자꾸 살핀다.


남이 볼 때 사이드 미러를 보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거나,

빈 옆 좌석에 꼭 누굴 태우고 그 사람을 보는 것처럼 이거나,

차창밖의 누구에게 손인사를 하는 행동을 한다


서행을 하다 잠시 서면 가끔 눈을 감아

졸음 운전이네 하는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별 무리없이 차의 흐름에 따라 운전하는 앞 차에 경적을 울리며

앞지르기를 하고 슥 옆 차의 운전자를 주시한다


가는 내내 불안했다


#

나,  J, S 셋이 모여

며칠 후 다가 올 내 생일을 미리 자축했다

하늘 한 번 보고...

요즘 먹거리 값이 저 위로 올라갔지만

그래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가을, 오곡백과가 풍성할 때 태어난 나는

내가 봐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집에 먹을 것이 수북하다


기진맥진하게 덥지 않으니 엄마도 좋았으려나

글쎄

깐깐했던 할머니 밑에서 제대로 누워나 있었겠어

더구나 언니를 낳고 나를 낳았으니

딸만 둘 내리 연년생으로 낳고 맘 불편해 무슨 몸조리를 했을까 싶다


엄마, 같이 밥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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