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고개를 넘기는 했나..
뒤돌아 볼 정신도 없이 10월의 끝으로 수직 하강이다
곰삭은 가을을 맛 볼 겨를도 없었다
그냥.. 허전하고 쓸쓸한 건
아버지가 중환자실로 가신 후,
한 주 두 주 흐르면서 입원 생활을 하셨던 병실 풍경이
그나마 아버지가 살던 작은 집 같았다는 생각이다
아버지의 숨소리가 거칠어 들어가기가 무서웠던 중환자실에서
면역력이 바닥이었던 아버지의 사투와 엄마의 정성스런 기도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했다
아직도 정신력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의 생각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식구들과 같은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난
내가 아버지의 말을 제일 잘 들었을 때처럼
가렵다는데는 긁어드리고
먹고 싶다는 건 사다 드리고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
.
아버지와 의사 전달이 될 수만 있다면
원하는 대로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만 한 가득이다
비상이 걸린 가족들 틈에
중환자실에 계신 아버지를 뵈러 언니부부가 뉴질랜드에서 한달음에 달려 온지도 일주일이다
아버지의 체온을 느끼며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는 언니와 형부의 목소리를
아버지는 들으실 게다
들으시고 한사람 한사람 모두에게 대답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탱글탱글 하늘 끝에 걸려 있는 감처럼
아버지도 우리 가슴에 꼬옥 매달려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