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주말의 잔상.

공효진* 2013. 5. 5. 00:42

 

1.

그러고 보면, 힘 빼기 싫어서 한 동안 사람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주류, 비주류를 다 더해도 소수정예 이지만 부족하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 소수의 무리들이 적게는 10년 이상 많게는 35년 이상의 친분이라서 새로운 음식을 맛볼 때의

낯설거나 새로운 도전이 필요치 않은 지금까지 인생여정이었다.

달라진 환경에선 좁은 시각으로 지내곤 한다.

내 생각과는 달리 남들은 나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믿어서다.

 

2.

다가오는 친절을 막을 수가 없다.

첫 느낌에서 선이 굵은 그 여인은 대구 출신이다.

느린 말투와 그 지역 특유의 인토네이션이 밉지 않은 건, 간간이 뭍어나오는 내면의 부드러움과

배수현이라는 천상여자의 이름 때문이었을까.

점점 다가오는 배수현은 스치듯 나누는 정통대화로 한 두 달이 시작되면서

문자친구로 발을 담궜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공수표인 "밥 한 번 먹읍시다.." 를 대폭 수정해서 마침내는 빵집에서 만났다.

물론 거기서 서로 약속한 대로 밥을 먹지 않고 빵을 먹은 건 당연하다.

2차는 한적한 교외로.

 

3.

말이 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내 앞이라서 말이 술술 나왔을까는 모르겠지만,

늘 하던대로 난 배수현의 말을 잘 경청했다.

자신의 말에 내가 어떤 기분일지 살피는 것 같았지만 난 재밌었다.

그 것이 내가 즐겨하는 대화 방식이라서다.

삽시간에 공식을 다 외운 것처럼이 됐다

자신과 남편 그리고 딸들의 히스토리들..

 

4.

어젠 은행에서 명절에만 신경쓰는 새 돈을 바꿔왔다.

천원 오천원 만원권 세 종류만이다.

현금을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지만, 갑자기 카드 대신 일정부분에 새 돈을 쓰고 싶었다.

기분 좋은 건, 새 돈 때문인지 지갑도 새 것 처럼 보인다.

안 좋은점은, 겹칠 수 있어서 두 세번은 꼭 세어보아야 한다.

 

 

기분이다.. 점심 사먹으라고 딸 오 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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