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방송 채널은 20개가넘는다.
쟝르별로 쪼개 클래식부터 동요까지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채널은 607번 올드팝에 고정되있다.
집에 있는 날은 하루 종일 켜저있다.
감성은 맞는데 올드팝이라 고리타분하게 느켜지는지 딸은 "엄마! 저거 꼭 들어야겠어?" 요런다.
보통은 그런 말보다 슬그머니 자기 방으로 자리를 옮긴다.
듣다듣다 엄마의 채널권이 딸에게 넘어 갈 기미가 없을때 저런다.
일 하느라 못 봤던 무한도전이나 런닝맨 개콘 따위를 케이블 방송에서 꺼내 보긴 해야겠는데 말이다.
난 리모콘을 즉시 넘긴다.
누구한테든 그렇다.
오늘 못 들으면 내일 들어도 상관없어서다.
어지간히 카셋라디오를 껴안고 살았는지라, 올드팝을 듣고 있노라면 90프로가 아는 노래다.
똑 떨어지는 상식은 없다.
내 기억속의 노래가 희미하게 나오는 게 아니라 선명하다.
우뇌가 좀 더 꼬불꼬불 한가보다.
지금처럼 저런음악을 듣으며 '빨리 나이를 먹고 싶은데 왜 시간은 이리 더딘거지' 했다.
그땐 그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