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울너울 춤추는 크리스마스 꼬마전구 아래서 캐럴은 울려 퍼지는데
ㅡ그래..그런데 맞어 집이야 뭔데 어쩔건데..
계속되는 말에 맞기라도 하는 날엔 편두통에 정신없을 것 같을 정도로
딸내미는 사정없이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 같다.
결론은 딸내미가 명분만 남자친구인 아이의 상담을 해주는 상황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ㅡ그래서, 술 퍼마신 걜 맨정신인 니가 챙겨줬다는 거 아냐 근데 피를 봤어?
ㅡ어쩌자구 맞었어 응?
ㅡ널 쓰겠다고 데려갔음 그럼 안 되는 거지..
ㅡ난 너 남자 아닌 줄 알었어 남자로구나 너.
ㅡ그래..이 몸이 지금 잠을 자셔야 되는데 너랑 이러고 있잖어 어쩔거야 지금.
전화기 너머로 안 들리는 얘긴 모르겠고 딸내미는 잡다한 말을 늘어놓고 문을 꽁 닫고 들어간다.
글쎄 저 안에서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되려나 보다.
종종 저런 전화를 하는 친구들은
딸내미에게 원하는 답을 얻기는 하는 건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