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커튼달기

공효진* 2015. 1. 19. 23:39

 

 

 

내일

대한이 지나고 두 주정도 지나면 입춘이다

 

추울 때 다 놔두고 딸내미 방에 암막커튼을 달았다

자기맘에 드는 커튼이 없다고 미루고 미루다 고른 것도 있지만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

천을 떠서 새로 만들어 오는지 한참이 지나 늦게 배달이 됐고

택배을 받아

딸내미랑 머리를 맞대고 고른게 제대로 왔는지 확인만 하고

상자를 구석에 밀어 논 채 거들떠만 보다가

"엄마.. 저 것 좀 달아조라"

딸내미 말에 오늘에야 맘먹고 달았다

 

약소하게 월동준비랍시고

뽁뽁이도 붙였고 찬 바람이 스미는 벽에 얇실하게 나온

방한스티로폼도 붙였었다

뽁뽁인 별차이 없다고 했고

그나마 얇실한 스티로폼은 아주 조금 효과가 있다고

말했던 딸내민데

해준다 해준다 하면서 소한 넘기고

날씨가 별로 춥지 않을 거라는 내일 대한을 앞두고 달았으니

딸내미에게 좀 미안하다 

 

이사 오기 전

먼저 살던 이가 딸내미가 쓰는 문간방을 별차이 없으련만

베란다를 터서 겨울엔 춥다

먼저 살던 집 거실 베란다를 트고는 겨울만 되면 웅크리고 살았는데

그 땐 뭘 몰랐다지만,

이사 온 집도 딸내미방을 똑 같은 지경으로 만들어 논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니 참 내가 미련하다 

 

그래도

달아 논 걸 보고 좋아하는 딸내미를 보니

미리 했더라면 좋았을 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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