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볼의 알싸함을 장갑낀 손으로 누르고 올라 탄 승합차 안은
기름 냄새로 가득했다
강원도는
그나마 내가
집에서 멀리 갈 수 있도록 마음이 허락하는 곳이다
친구들과도 가족과도 가기에 부담없고 만만하다
더 아랫녘은
지금껏 살면서 몇 번이나 갔었는지
한 손의 손가락이 다 접어지지 않는다
그만큼도 안 된다
그렇게 나다니지 않는 나에게 강원도는 내 것같은 풍경이다
아는 길의 여정을 두드릴 이 곳,
강원도로 열 다섯이서 문학기행을 왔다
오랫동안 있을 건 아니다
자작나무 숲에서
소리없이 소리친 오늘의 여운을 빼고, 이제 이 한 밤을 조용히 보낼 거고,
내일
대포항, 하조대, 주문진을 거쳐
경포대, 허균 허난설헌 생가를 보고 올라 갈 거다
그 곳들을 만나면서 나를 전하고 싶다
그 곳들이 비록 날 멋없게 손 짓 할지라도
낮의
허옇고
얼핏보면 죽은 듯 자작나무는 늘씬하게 쭉 뻗었다
사람처럼 서로를 비교할 수없이 키도 몸도 비슷비슷하다
쟤들은
질투도 시기도 모함도 없을테지
바짝 붙어서 생기는 집착도 없을테지
앞만보고 서 있으니 아픔도 같을테지
발밑의 시린눈이 서서히 녹기만을 기다릴테지
그렇게 차분히, 말없이 봄을 기다릴테지
저 끝에서 눈 앞에 소리없이 도착 할 바보같은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