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도둑눈

공효진* 2020. 12. 18. 16:51

 

땅을 살짝 덮을 정도로만 살눈이 내렸다

얼마 전엔 발자국이 제법 찍힐 정도의 눈이었지만..

지난 번 처럼 그나마 나가서 즐길만 하진 않았다

 

어지러운 나날의 연속이어서 어머니께 도우미가 오는 것도

당분간 주의하시라는 안부전화를 남기고 욕조에 물을 받는다

2월부터 수영장을 가지 않은 것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여름즈음

연회비를 손해보고 환불받은 후

속 시원하게 샤워나 사우나를 할 수 없어 집에서 욕조를 참 잘 써먹는다

이사를 다니면서 욕실 개조를 해도 욕조만은 들어내지 않았는데

올 해는 더 요긴하게 사용한다

20분 정도 몸을 담그면 그 기분좋은 온기가 적어도 나에게는 환상이다

남겨진 물은 욕실 청소를 하고 비틀어 짜지 않는 가벼운 손빨래나

욕실과 주방앞 발매트를 빤다

 

머리를 감는 날, 2일이나 3일 후 다시 욕조에 물을 받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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